일본 대마도 <시라타케> 산행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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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흥규 작성일13-05-29 17:22 조회1,594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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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마도 <시라타케> 산행후기
더 높이 오른 이는 더 많이 내려와야 하고,
더 멀리 나간 이는 한참을 더 되돌아와야 한다.
그렇게 산행이란 내려오는 것을 연습하고 깨닫는 행위이며,
여행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을 배우는 행위이다.
온전히 나를 던져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그 산행이나 여행은 성공한 것이리라.
이번 대마도 ‘시라타케(白嶽)’ 산행은 나의 첫 해외산행으로 기대와 설렘이 컸다.
그동안 해외 원정 등반이나 트래킹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여건을 맞추지 못해왔다.
무조건 저질러보고 무조건 떠나볼까 하고 늘 생각도 하지만 막상 그러하질 못했다.
다행이 이번 산행은 한국산악회 <말토회> 선배들 덕분에 짧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서울역에서 만나 기차를 타고 부산을 거쳐 대마도로 들어갔다.
이 짧은 거리의 대마도를 우리 조상들은 왜 취하지 않았을까.
우선은 지리적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일 것 같다.
3%의 농경지로는 집단을 이룰 수 있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유배지 정도로 생각했을 뿐일까.
다음은 통치적으로 영향권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또한 국토를 늘리고 규명할 의지 또한 없었던 것 같다.
오늘날 이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면,
저 대륙붕과 해양영토가 어마어마하게 확장되겠구나 하는 실없는 생각이 대마도의 첫 느낌이었다.
덕혜옹주와 최익현 선생의 역사적 그늘 이면에 이런 이기심이 앞서니 나도 참 통속적이다.
아름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연경치를 찾아 여기까지 왔지만, 더불어 함께하는 이가 있어 모든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 일행들은 물론이고
고민지 가이드의 아름다운 모습과 열심히 안내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대마도에 대한 상세한 배경적 설명부터 거침없이 사적감정을 가미시켜
정겹게 하는 말솜씨가 대단하다.
어디를 가나 사람에게서 느끼고 교감하고 배우는 것이 가장 오래 남는다.
이번 여행에서 그녀는 나를 재웠다.
대마도는 조림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수 십 미터씩 자라 아열대림과 어울려 장관이다.
이제는 재산적 가치도 매우 높다는 저 조림을 완성시킨 일본인들의 정신이 대단하다.
그러나,
나무는 참 슬프겠다.
키가 커 슬프겠다.
서로 고개 들어 햇살을 받으려고 싸워가며 키를 키웠으니
넘어질 때도 한참을 넘어지겠다.
베어질 때도 여러 번 허리를 잘리겠다.
키 큰 아름다움은 슬프다.
낮은 사랑을 할 수 없어 슬프다.
낮은 것들을 만날 수 없어 슬프다.
아, 키 큰 슬픔 보기는 좋아라.
시라타케는 생각보다 산세가 좋았다.
완만한 등산로가 숲 속으로 이어져 시원했으며, 정상부의 거침은 참 멋있었다.
다만 해안 산이라 사면이 가파르고 등산로 주변은 침엽수로 조림을 하여 자생식물과 수목이 다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정상부는 ‘오다케’와 ‘메다케’의 두 암봉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최고봉인 오다케 정상에서 간식과 정상주를 마셨다.
언제나 정상에 서고 보면 목이 마르다.
마음은 벌써 하산해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고 싶다.
내가 오늘 선 자리에 다시는 올 수 없을 확률이 높은데도 마음은 늘 이렇게 비겁하다.
아무리 좋은 곳, 쉬 갈 수 있는 곳도
나이가 차면서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을 기회가 점점 없다는 것을 느낀다.
다시 설 수 없을 것 같은 이 시라타케 정상,
다시 와 볼 수 없을 것 같은 저 대마도의 풍광,
헐떡거리는 숨결에 담으려 해도 담아지지 않는다.
하산이다.
그러나 몸이 지친 하산 길을 조심해야 한다.
일행들은 먼저 내려가고 김흥용과 나는 메다케 마저 오른 후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
우리는 왜 산을 오르고, 왜 길을 떠나는가.
이 모든 것은 나를 읽으려는 행위일지 모른다.
우리의 눈이 하나만이라도 안으로 박혀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 명민한 자연에서 찾지 않아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될 텐데.
그러나 얼마나 더 들여다봐야 이 거울은 나를 비쳐보여 줄 것인지?
끝으로 함께한 이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최홍건 변유근 김윤종 주영일 양재선 장성우 박정석 류병문 이평규 이화중
이경자 김흥용 오영림 이명진 그리고 전흥규!! 아, 또 그리고(?) 고민지!!!
더 높이 오른 이는 더 많이 내려와야 하고,
더 멀리 나간 이는 한참을 더 되돌아와야 한다.
그렇게 산행이란 내려오는 것을 연습하고 깨닫는 행위이며,
여행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을 배우는 행위이다.
온전히 나를 던져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그 산행이나 여행은 성공한 것이리라.
이번 대마도 ‘시라타케(白嶽)’ 산행은 나의 첫 해외산행으로 기대와 설렘이 컸다.
그동안 해외 원정 등반이나 트래킹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여건을 맞추지 못해왔다.
무조건 저질러보고 무조건 떠나볼까 하고 늘 생각도 하지만 막상 그러하질 못했다.
다행이 이번 산행은 한국산악회 <말토회> 선배들 덕분에 짧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서울역에서 만나 기차를 타고 부산을 거쳐 대마도로 들어갔다.
이 짧은 거리의 대마도를 우리 조상들은 왜 취하지 않았을까.
우선은 지리적으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일 것 같다.
3%의 농경지로는 집단을 이룰 수 있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유배지 정도로 생각했을 뿐일까.
다음은 통치적으로 영향권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또한 국토를 늘리고 규명할 의지 또한 없었던 것 같다.
오늘날 이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면,
저 대륙붕과 해양영토가 어마어마하게 확장되겠구나 하는 실없는 생각이 대마도의 첫 느낌이었다.
덕혜옹주와 최익현 선생의 역사적 그늘 이면에 이런 이기심이 앞서니 나도 참 통속적이다.
아름다움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연경치를 찾아 여기까지 왔지만, 더불어 함께하는 이가 있어 모든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 일행들은 물론이고
고민지 가이드의 아름다운 모습과 열심히 안내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대마도에 대한 상세한 배경적 설명부터 거침없이 사적감정을 가미시켜
정겹게 하는 말솜씨가 대단하다.
어디를 가나 사람에게서 느끼고 교감하고 배우는 것이 가장 오래 남는다.
이번 여행에서 그녀는 나를 재웠다.
대마도는 조림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수 십 미터씩 자라 아열대림과 어울려 장관이다.
이제는 재산적 가치도 매우 높다는 저 조림을 완성시킨 일본인들의 정신이 대단하다.
그러나,
나무는 참 슬프겠다.
키가 커 슬프겠다.
서로 고개 들어 햇살을 받으려고 싸워가며 키를 키웠으니
넘어질 때도 한참을 넘어지겠다.
베어질 때도 여러 번 허리를 잘리겠다.
키 큰 아름다움은 슬프다.
낮은 사랑을 할 수 없어 슬프다.
낮은 것들을 만날 수 없어 슬프다.
아, 키 큰 슬픔 보기는 좋아라.
시라타케는 생각보다 산세가 좋았다.
완만한 등산로가 숲 속으로 이어져 시원했으며, 정상부의 거침은 참 멋있었다.
다만 해안 산이라 사면이 가파르고 등산로 주변은 침엽수로 조림을 하여 자생식물과 수목이 다양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정상부는 ‘오다케’와 ‘메다케’의 두 암봉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최고봉인 오다케 정상에서 간식과 정상주를 마셨다.
언제나 정상에 서고 보면 목이 마르다.
마음은 벌써 하산해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고 싶다.
내가 오늘 선 자리에 다시는 올 수 없을 확률이 높은데도 마음은 늘 이렇게 비겁하다.
아무리 좋은 곳, 쉬 갈 수 있는 곳도
나이가 차면서 다시 그 자리에 서 있을 기회가 점점 없다는 것을 느낀다.
다시 설 수 없을 것 같은 이 시라타케 정상,
다시 와 볼 수 없을 것 같은 저 대마도의 풍광,
헐떡거리는 숨결에 담으려 해도 담아지지 않는다.
하산이다.
그러나 몸이 지친 하산 길을 조심해야 한다.
일행들은 먼저 내려가고 김흥용과 나는 메다케 마저 오른 후 서둘러 발길을 재촉한다.
우리는 왜 산을 오르고, 왜 길을 떠나는가.
이 모든 것은 나를 읽으려는 행위일지 모른다.
우리의 눈이 하나만이라도 안으로 박혀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저 명민한 자연에서 찾지 않아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될 텐데.
그러나 얼마나 더 들여다봐야 이 거울은 나를 비쳐보여 줄 것인지?
끝으로 함께한 이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최홍건 변유근 김윤종 주영일 양재선 장성우 박정석 류병문 이평규 이화중
이경자 김흥용 오영림 이명진 그리고 전흥규!! 아, 또 그리고(?) 고민지!!!
댓글목록
대마도님의 댓글
대마도 작성일
안녕하세요~선생님~~
우와~~!!
글솜씨가 대단하세요~~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ㅎㅎ
같이 등반하지 못한 아쉬움을 글로 달래보네요~~
저도 말토회 분들과 좋은 시간 보낼수 있어서 영광이였구요~
다음에 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시라타케 정상에서 정상주를 마시고 싶습니다~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말토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가이드 고민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