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의 청정한 자연에 취한 남정네 2인의 힐링(Healing)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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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선호 작성일13-10-13 20:55 조회1,30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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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부터 대마도 산행 계획을 하고 있었지만, 적당한 여행사를 찾지 못해 추석 연휴도 그냥저냥 보내고, 산악회 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른 '㈜대마도 투어 여행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다 우리지역의 여행사로 왠지 믿음이 가서, 전화로 문의하는 중에 친근하게 안내해 주시던 정아주님을 알게 되었고.. 일사천리로 같은 산악회 회원이신 샘 한분과 의기투합하여 부랴부랴 예약 완료..
10월 2일 여행 전날 유난히 바쁘고 피곤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집에 오니 시계바늘은 거의 11시를 가리키고.. 바쁘고 설레는 맘으로 대충 배낭에 준비물을 챙기니 새벽 1시30분..
잠시 눈을 붙이고는 여명이 채가시지 않은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올라탄 5시8분발 김해 경전철 첫차.. 첫차인데도 김해공항으로 가는 발길들이 꽤 많이 보이더군요...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성실한 삶의 한 단면을 엿본 것만으로도 전날의 피곤함이 씻어지는 듯...
1시간여 만에 도착한 국제여객터미널, 새벽부터 서둔 덕분에 여유있게 6시30분 도착.. 일행 샘께서 촌스럽게 멀미약 사러간 사이, 우리의 용감한(ㅎㅎ) 임미란 가이드님이 짠하고 나타나셨죠.. 새벽 여명을 뚫고 달려와 설레임 속에서의 가이드님과의 첫 만남. 늘씬한 몸매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일처리가 돋보이는 첫인상 이셨죠.
연휴라 그런지 터미널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와글와글.. 면세점에서 아이쇼핑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다 보니.. 대마도 행 배 코비(kobee)에 오르라네요...이때가 8시30분경..
코비?(배 이름을 예쁘게 참 잘 지었죠.. 귀엽게 생긴 모습처럼..근데 의미가 정체불명.. 그냥 바람에 코가 비틀어지도록 빨리 날라 가는 배라는 의미? 개똥철학이 또 나왔넹..ㅋㅋ, 해수면 위를 2m가량 부상해서 시속 83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600억짜리 배라네요.. 최대 200명까지 태운다나?.. ) 깔끔하고 날렵한 모습, 바다 위를 날아오르는 느낌의 안락하고 세련된, 특히 좌석이 편한 배였어요.. 덕분에 멀미약 드신 우리의 촌스런 샘 왈(曰) “괜히 약 먹었네” 하고는 바로 꿈나라로 스르르.... 우리의 코비는 부산 항구와 영도를 지나쳐 출발한지 1시간 여 만(9시30분)에 대마도 히타카쓰항에 우리 일행을 내려놓네요.
대마도의 첫 인상.. 의외로 우리의 시골 항구 마을을 연상하게 하는 소박하고 고풍스런 느낌이었지만, 나름 깔끔하니 정돈된 모습이 정갈한 일본인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일본 본토는 아니지만 첨 밟아보는 일본의 끄트머리 섬.. 우리와는 친근한 이미지의 섬 대마도.. 최익현선생과 덕혜옹주, 낚시의 섬, 산악회 회원들의 가벼운 등산코스의 섬으로만 각인되어 있던 나의 뇌리에 또 다른 느낌의 섬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죠...
우리네 평범한 이웃들이 중국 만주의 간도지방과 더불어 항상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섬.....
쓰시마보다는 대마도란 이름이 더 정감이 가는 섬......
이런 복잡한 생각들을 씻겨주는 히타카츠항의 청명한 하늘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리 12인의 일행은 미니버스에 올라(10시00분),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 한적하고 아담한 백사장(도착한 뒤에 알았죠.. 미우다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우리의 달맞이 고개와 비스무리한 고갯마루에 차를 세워 대마도의 청명한 하늘과 짙푸른 바다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때마침 머리 위에서 우리를 환영하듯 커다란 새 한마리가 나타나 반겨주네요.. 새의 비행을 한 컷하고, 눈부시게 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를 마주하고 크게 쉼 호흡을 하는 것으로 대마도와의 첫 만남을 기념하면서, 미우다 해수욕장으로 고고씽~..
잠시 후에 도착한 조그맣고 한적한 해수욕장... 맑은 바다와 청명한 하늘, 무엇보다 깨끗하고 고운 백사장, 바다 가운데 떠있는 작은 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미우다 해수욕장.. 10월 햇살에 빛나는 모래사장의 반짝임은 눈을 간지럽힙니다... 청정한 하늘, 구름, 바다, 바람, 백사장을 한 장의 사진에 담기위해 열심히 찰칵찰칵.. 셔터를 누르니 사진기가 아닌 나의 마음에 담기는 듯.... 깨끗한 정취를 뒤로하고 다음 코스로..고고씽~
차안에서 우리의 가이드 임미란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대마도에서 부산을 볼 수도 있는 전망대, 한국전망대에 대한 얘기들.. 오늘 재수가 있어야 부산이 보인다는 둥....
눈을 크게 부릅뜨고 봐도 오늘은 보일동 말동.. 사진에는 보일까 싶어 연신 셔터를 눌러봅니다... 이렇게 눈에 힘을 주었더니, 빛나던 햇살에 눈도 부시고.., 썬글라스 쓰지 않을 걸 후회하면서 팔각정을 한 바퀴 돌다 내려옵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남쪽으로 고고씽~
11시30분쯤 조금은 이른 대마도에서의 첫 점심 식사.. 어느 작은 마을의 골목 안에 소박한 2층건물에서 간단한 초밥과 우동을 맛봅니다.(아마도 대마도에서의 4끼 식사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아주 맛났고 양도 적절했음.. 이후에 계속되는 식사들은 화끈한 우리네 찌개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왠지 모를 미소장국의 느끼함이 계속 누적되는 느낌....아 그리워라 김치찌개, 된장찌게여..), 종이 같은 것에다 우동을 담아 램프로 계속 불로 데우는 것이 신기하였죠.. 식사 후 문 앞에 있던 화분의 예쁜 꽃을 몇 장 찍고는 다시 남쪽으로(나중에 알았죠.. 이즈하라마치) 고고씽~
에보시다케 전망대, 와타즈미 신사, 만제키바시를 돌아 이즈하라마치로 계속 고고씽~
(이쯤해서 우리의 용감한 임미란 가이드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죠.. 한 나절 만에 스타일 파악 끝.ㅋㅋㅋ 젤 좋았던 것은 같은 시각의 여러 팀 가이드들 중에서 젤 목소리가 컸었죠.. 하여 무지 편했으며,.. 쉼없이 터져 나오는 안내 멘트.. 박식한 대마도의 역사 상식.... “음... 가이드 복은 있었지” 라고 추억해 봅니다.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신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면서.. 계속.....)
와타즈미신사에서는 가이드님의 박식한 역사 설명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고대 일본 황실의 뿌리 관련 지식과 나 자신의 역사관에 확신을 가지게 해주더군요.. 가야인의 후예가 일본이라는 신천지로의 이주.. 이와 관련된 신화 속의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신사 앞을 지키고 있는 한 쌍의 고마이누 즉, 고려 개(지금 우리의 삽살개 원조 쯤 되죠.. 고대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집안을 지키는 수호신의 개념으로 귀하게 여겨 키웠던 개였죠.. 아마도 고대 한반도 인들에 의해 같이 건너갔겠죠)이야기 등등......
차창 가에 비치는 도로 양쪽에 빽빽한 삼림들... 늘씬한 각선미 여인의 롱다리처럼 쭉쭉 뻗은 삼나무, 편백나무들의 숲... 부러움도 잠시, 가이드님의 나무 질문은 사양한다는 농담도 채 듣지 못하고, 새벽부터 강행군한 피곤이 스르르 몰려와 흔들리는 차 속에서도 눈이 스르르 감깁니다..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이즈하라 근처의 깔끔하니 단장된 아담한 온천에 도착하네요.. 12명의 우리 일행 중에 10명을 온천탕에 밀어 넣은 후, 기사분과 가이드, 산행팀 우리 2명은 이즈하라 시내의 유명산(아리아케: 558m)입구에 도착... 오후3시20분.
가이드님의 자세한 산행 관련 및 숙소의 위치 등의 설명을 숙지한 후, 늦어도 6시30분까지 하산하여 전화하겠다고 약속한 후, 우리 여행을 최종 목표인 유명산으로 출발.. 고고씽씽~
5분쯤 오르다 두 갈래 길로 나뉘는 지점에서 산성이 있는 오른쪽 험한 능선길로 올라가자며 의기투합... 산성이 있는 청수산(淸水山) 방향으로 틀어 올라갑니다..
산성을 보면서 고려시대 몽고군과의 전투, 조선시대 대마도 정벌 때의 전투 모습을 산성에 투영시켜 상상을 나래를 펴봅니다.(매번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역사 공부 많이 합니다.....)
낙엽 쌓인 비탈길을 쌕쌕거리며 오르다보니, 이즈하라 항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산노마루에서 몇 장의 인증 샷 찰칵찰칵.., 계속하여 느릿느릿 정상을 향해 고고씽~
오래된 낙엽들과 나뭇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조금은 섬짓한 느낌이 들지만,, 공기만큼은 환상적으로 맑고, 숲의 향기 또한 향기롭습니다.. 쉼 호흡 한 번으로 가뿐 숨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청정한 공기... 끝없이 계속되는 오르막에 다리는 점점 무거워져 오지만 머리와 가슴은 한없이 맑아 옵니다... 이게 진정한 힐링(healing)이 아닐까요?
한 시간쯤 오르다보니 한 무리의 등산객들과 마주합니다.. 등산 중에 첨보는 사람.. 그것도 울나라 말을 하는 사람.. 사람이 반가운지 저쪽에서 먼저 인사를 건네옵니다.. 아주머니 3분과 아저씨 1분.. 정상이 굉장히 좋다고들 하시고는 총총히 내려갑니다.. 우리도 다시 한번 다리에 힘을 주어 봅니다.. 쭉쭉 뻗은 롱다리 편백나무와 아름드리 삼나무, 동백나무, 바람에 쓰러진 나무의 잔재들.. 나도 모르게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깨끗한 자연을 가꾸는 일본인들의 자연보호 정신을 부러워하면서 우리의 발걸음은 더디지만 계속됩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막에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 다리는 서서히 통증으로 인해 거북이걸음이 될 즈음.. 거의 1시간30분여를 오르니.. 정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상은 벌써 햇살이 길게 누워 석양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네요.. 상쾌한 바람에 머리칼이 정신없이 흩날립니다.. 1시간30분여의 힘든 산행과 치열한 삶의 현장 속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로 꽉 찬 머릿속을 정상의 바람들이 날려버리네요... 진정한 힐링 여행, 산행이 여기에 있었구나.. 이 좋은 곳은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까지 개 무시(?ㅋㅋ)해왔을까? 소문만 무성하여 사람으로 북적대는 해운대나 설악산, 한라산, 중국의 황산, 장가계 등등의 유명관광지로만 고고씽하고,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의 풍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종종 잊고 살지는 않은지.. 동백 잎이 넘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고, 정상의 평원에는 갓 피어난 억새의 은색 반짝임이 나의 눈을 애무하고 간지럽히는 듯... 이렇게 정상의 억새평원은 도시생활에 지치고, 삶에 메너리즘에 지친 현대 도시인인 두 남정네의 가슴을 힐링시켜 놓습니다.. 정신없이 억새평원에서 동해로 기울어져가는 햇살을 조명삼아 연신 셔터를 누르다 보니 30분을 넘겨버리더군요..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저 멀리 시라타케 정상을 아쉬운 맘을 가득 담아 한 컷에 담은 후, 떨어지는 해를 등에 지고 하산합니다... 숙소로.. 저녁 먹으러 고고씽~~......
1시간 정도 빠른 걸음을 재촉하여 내려와 호텔에 도착하니 해가 땅 밑으로 내려가 버렸네요.. 다른 일행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떠난 식당에서 살이 탱탱한 새우를 구워 맛있게 식사를 냠냠... 대마도 답지 않게 “해물보다 육고기가 많네”라고 푸념하면서, 상추와 깻잎에 막장이 없어 왠지 허전한 느낌의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맑고 발이시리도록 찬물로 샤워를 하고 먼지하나 없이 깨끗한 거울을 보면서 일본인의 청결의식을 느낌니다... 숙소 근처의 마트로 간식거리를 장만하러 나간 거리에서도 일본인의 교통질서에 또 한번 놀랍니다.. 말로만 들었던 일본인의 교통질서.. 교차로에 사람이 보이면 자동으로 차가 멈춥니다.. 그것도 정지선 한참 전에... 가까운 이웃이지만 왠지 정이 가지 않은 일본이지만, 이런 것들은 철저히 배워야죠.. 교통 시설, 질서 의식, 운전 습관, 청결의식 등에서 일본 국민들의 자존감을 보는 것 같습니다...
새벽부터 설쳐서 보낸 긴 하루의 피곤함을 마트에서 사온 맥주 한 켄과 과일, 우유, 아이스크림등으로 간단히(?) 타국의 정취를 달랜 후, 잠자리로 고고씽~..................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아침 모닝콜 소리가 별로 짜증스럽지 않는 둘째 날 아침..
태풍의 영향으로 아침까지 내리고 있는 안개비를 맞으며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이즈하라 시내 관광 후 물안개 가득한 전망대 둘러본 후, 면세점으로 쇼핑하러 고고씽씽씽~~.. 사실 면세점 쇼핑이 주목적인 당일치기 관광객도 많다고 하네요.... 조그마한 가게 안은 거의 한국 사람들로 북적북적... 면세점 근처의 식당에서 도시락(벤또)으로 점심을 먹으면서, 일행 분들과 많은 환담을 나눕니다.. 등산하고 온 우리가 부럽다는 얘기를 저마다 한마디 씩 하면, 우리는 정상의 억새가 참 환상적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어봅니다....
다시 꼬불꼬불 아리랑 길을 달려 어제 배에서 내린 북쪽 히타카츠 항구로 방향을 잡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길, 조금은 빠른 길로 고고씽~~~...
첫날 설레는 맘으로 도착했던 히타카츠항에서 다시 코비에 몸을 실고 부산으로 고고씽~~~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지만 아직 태풍의 영향이 조금씩 선체에 부딪히는 높은 파도에 흔들리는 선체..... 이틀간의 강행군으로 깜박 졸고 있는데, 벌써 부산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우릴 깨웁니다.... 부산 도착 후 젤 먼저 우린 돌솥밥 정식으로 일본에서 채우지 못한 매운 화끈함과 포만감을 채우고(역쉬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집으로 고고씽~~~~

1박2일 동안 성심껏 용감하게 인솔해주신다고 수고하신 임미란 가이드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친절히 안내해주시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정아주님과 ㈜대마도 투어 여행사에도 다시한번 감사를....
조만간 아리아케와 시라타케 2개산의 종주 등반하러 우리 13인의 해연 등산회원님들과 다시 대마도로 고고씽~~하고 싶습니다.. 다시금 대마도 힐링 산행의 반가운 만남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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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님의 댓글

대마도 작성일

  안녕하세요~ 이선호선생님 ^^
가이드 임미란입니다.
정성스레 올려주신 후기 잘읽어보았습니다.
상세한 1박2일의 여행이 다시 떠오르는 듯 하네요..
또한 함께 하지 못했던 아리아케 산행의 여정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물론, 당시에도 너무 좋았다며 만족하시는 모습에 저도 뿌듯했지만,
이렇게 글로 다시 접하니 그날의 즐거웠던 기억이 더욱 확실하게 느꺼집니다. ^^
올려주신 사진도 너무너무 멋지네요~!
특히 이날 좋았었다고 하셨던 아리아케의 억새 또한 장관이네요~!!
사진까지 더불어 정성스레 후기 작성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말씀 드리구요~!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번에 등산회원님들과 다시 찾아주시길 바라면서..!^^
저도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이드 임미란 -